3. 돌림자를 꼭 써야할까요?
돌림자란 항렬(行列, 혈족 내 상하 세대 관계)을 나타내기 위해 같은 세대가 공유하는 이름글자를 말합니다. 돌림자를 정하는 규칙에는 오행, 천간, 지지, 숫자
등의 순서가 활용됩니다.
일례로 경주 김씨 상촌공파는 오행의 순서에 따라 돌림자를 배정하여 사용합니다.
개그맨 김기리가 기(基)자 항렬로 오행의 토(土)에 해당하고, 김준호는 호(鎬)자 항렬로 금(金)에 해당합니다. 오행 순서상 토가 금보다 선행하므로 비록
나이가 어리지만 김기리가 김준호의 아저씨 뻘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는 식입니다.
이처럼 현대에까지 돌림자 사용이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지만, 아무래도 이름을 지을 때 제약이 따르는 불편함이 있고, 오늘날 공동체보다는 개인을 중요시하는 사회
풍조 등으로 인해 점차 사라지는 추세에 있습니다.
그런데 법원에 접수되는 개명신청사유로 이 돌림자가 거론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돌림자에 대해 잘 알아보지 않고 자유롭게 이름을 지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할아버지(또는 부모, 자식) 세대의 돌림자가 포함되어 개명하는 사례가 그렇습니다.
착오나 표기오류로 인해 돌림자를 잘못 사용한 경우, 또는 뒤늦게 자신이 속한 가문에 관심을 가지면서 돌림자 사용의 필요성을 느껴 이름을 다시 짓는 경우 등도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개명 절차가 너그러워졌다고는 하지만 이름이 바뀐다는 것은 매우 혼란스럽고 번거로운 과정이 따르니 이름을 지을 때는 돌림자의 사용 여부에 대해
신중히 생각해보시고 결정하기를 권해드립니다.
만약 돌림자를 사용한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 족보에는 돌림자를 넣은 이름(譜名보명)을 지어 올리고 출생신고서에는 실제 사용할 이름을 올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 경우 족보에는 실제 쓰이는 이름이 '자(字)', '일명' 등의 형식으로 병기되어 올라갑니다.
ⓒ 한국작명교육협회, 2021